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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책 신진연구자를 소개합니다] 윤태영 박사님 2020/08/17 (15:25) 조회(685) 관리자

[사회정책 신진연구자를 소개합니다윤태영 박사님

 

한국사회정책학회에서는 청년 신진연구자의 다양한 활동들을 응원하고자분기별로 청년 신진연구자 분들을 뉴스레터를 통해 학회원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이번 호에는 김경환, 윤태영, 최정원, 황경란 박사님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자기소개 (어떻게 연구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인하대학교에 사회교육과에서 강사로 재직하며 사회과학방법론과 가족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는 윤태영(taeyyun@gmail.com)입니다

다른 많은 연구자처럼 저 역시 의도치 않게 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렇게 신진연구자 소개를 쓰고 있네요.

 

저는 대한민국의 교육과정 역사에서 '단군 이래 최저학력 집단으로 종종 언급되는 이해찬 1세대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학입시 모집단위도 광역학부제'였던 지라 1학년 때 다양한 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학부 시절 경영학과 사회복지학을 이중 전공 하던 중 4학년때 사회보장론수업을 들으며, 제가 알지 못했던 사회복지정책의 분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시장'과 구분되는 사회'의 영역에서 제도를 통해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고가능하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제도와 정책 개선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석사과정에 진입 하였지만, 석사논문을 마무리하던 순간, 그러니깐 무언가가 일단락이 난 바로 그 순간에 석사과정으로는 제가 원하는 전문가의 모습에 도달하기에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석사졸업 당시 느꼈던 모자람과 아쉬움이 공부를 계속하기 위한 이유가 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전문대학원 석사학위가 완료된 시점에서 제 이름으로 받은 학자금 대출총액이 3400만 원이 있었고, 이대로 박사과정을 진행하다가는 '타인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전에 나의 삶의 조건이 위험에 처하겠다'라는 공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다행히도 2011년 대한민국 정부(국립국제교육원) 국비유학생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2012년 가을부터 독일 괴팅겐 대학(Georg-August-Universität) 사회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박사가 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고 그저 박사가 되면 좋다길래 되고 싶었던 저는 지면에 다 담기 어려운 고생과 기쁨을 함께 경험하였습니다. 두 번째 다행으로 78개월 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2019년 봄에 사회정책 박사(Dr.disc.pol.)가 되었습니다. 귀국 이후, 우연한 계기로 2019년 인하대학교 사회교육과와 인연이 생겼고 현재까지 강사로 재직하며 사회과학방법론과 가족사회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연구분야 소개

 

사회정책, 사회보험, 노인 돌봄 정책, 가족사회학, 질적연구방법(해석적 연구/생애사 연구)입니다.

 

 

최근 논문 소개

 

지난 4월에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KPIA)와 지식공유지대 이커먼즈(eCommons)를 통해 전자책(eBook)으로 출간한 가족요양보호사의 이해를 소개합니다. 이 전자책은 제 박사논문(Family members, not workers: the experiences of statutory family care helpers in South Korea)의 내용 중 일부를 정리한 것으로, 가족요양보호사를 조망점으로 삼아 '노인 돌봄의 한국형 제도화'를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당시, 가족요양보호사에 의한 방문요양서비스의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지위와 성격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은 노인을 가족이 돌보는 것에 대해 현금 급여를 금지하고 있으면서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에는 가족 돌봄을 현금으로 보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노인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가족의 돌봄 노동을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인지에 대해 답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박사과정 중 가족요양보호사와 관련된 중요한 사실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을 찾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있어, 그동안 모아왔던 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은 가족요양보호사의 법적 지위, 고용관계 및 서비스 전달체계에서의 지위, 자격취득과 서비스 제공 절차, 해외 사례 등으로 비록 사실관계 위주의 서술이긴 하지만 가족요양보호사가 어떤 존재인지 판단하고 토론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박사가 된 이후의 제 첫 연구성과를 제가 존경하는 사회인류학자 중 한 명인 칼 폴라니(Karl Polanyi)’ 의 이름을 딴 연구소에서 전자책(eBook)으로 출간 했다는 것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2009년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이 처음 완역되었을 때 대학원 동기들과 함께 세미나를 하면서 그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650페이지가 넘는 책을 몇 달 동안 함께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인간, 자연, 화폐는 상품이 될 수 없으며 시장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문장을 보고 함께 감동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성과를 이커먼즈라는 플랫폼을 통해 공유할 기회를 가진 것도 접근의 용이함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집니다. ‘지식과 정보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카피레프트 정신을 책의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이커먼즈의 의도는 저의 지식과 학문에 관한 태도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pdf 파일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값없이 얻는 것 중에 알고 보면 귀한 것이 많다는 말씀과 함께 올립니다.

 

https://bit.ly/ecb_200423

 

제 책 말고도 다양한 분야 필진의 열정과 노고가 담긴 전자책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수민 시사평론가의 다당제와 선거제도를 읽고 이번에 치러진 복잡한 선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최근 삶에서 중요한 것

 

내가 선택한 삶의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이것에 적응할 것인가, 아니면 회피하기보다는 돌파해야 하는 시점인가. 어떤 프레임으로 현재 상황을 바라봐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요즘 제가 하는 가장 큰 고민입니다. 아직 '직업적 안정성'을 확보하지(혹은 포기하지) 못한 신진연구자의 대부분이 겪는 고민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생애의 대부분을 직업 학생으로 살다가 직업연구자로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작은 연구 성과라도 내려면 고정적인 수입과 전세 담보대출 자격의 획득 등등의 자립을 위한 기본적인 물질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토대를 만드는 것이 물질적인 측면에 한정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공간에서 일상의 루틴을 만들고 그 안에서 나를 보호하고 성장시키고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형성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노력이 알게 모르게 작업하는 동안 명쾌한 마음을 유지하게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온전히 한 사람 분 연구자의 몫을 해내고자 하는 담대함과 포부를 가지면서, 동시에 다른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겸손함과 경청하는 태도를 가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자아상을 내 바깥에 설정하고 그리로 달려 나가는 대신,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출발점으로 삼는 데서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귀국하고 수영을 시작하였고, 이것이 놀라운 정도로 빠르게 저의 삶과 일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최근 전염병 재난으로 인해 수영장이 문을 닫아 몇 달째 수영을 못 가고 있어 허전합니다. 얼른 수영이 있는 삶으로 복귀하고 싶습니다.

 

 

연구활동 향후 계획 (모든 연구자와 연구가 가능하다면 어떤 분과 연구를 해보고 싶나요?)

 

올해는 사회적협동조합 한살림의 생명 협동 연구 공모에 제 단독연구인 통합돌봄의 그물망 짜기: 지역사회 통합 돌봄에서 협동조합의 역할이 선정되어 11월까지 제도연구 및 현장기반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존의 장기요양서비스와 가사간병서비스로 분리되어 운영되었던 노인 돌봄 서비스가 지역사회 통합 정책 도입 이후의 제도적 변화를 살펴보고, 돌봄을 제공할 다양한 자원들을 모색하고 한국형 돌봄 그물망( web of care) 구축에서 필요한 것들과 그 속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탐색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인천지역의 사회복지 연구자분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귀국 이후 전혀 연고가 없던 인천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그전에는 귀국하면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 정도로만 인식했던 인천이 사실은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과 사회복지에 대한 저의 이해를 확장하고 심화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천은 오랜 역사와 방대한 지방 광역시이자, 역내에 여러 국제도시, 다수의 산업공단, 중산층 중심의 신도시와 취약계층이 밀집된 구도심 낙후지역 등 다양한 사회 배경을 가진 지역이 병존합니다. 정책 수립과 집행자의 입장에서는 복합적이며 다양한 복지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클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사회정책 연구자에게는 인천지역의 특성에 맞는 지역사회 차원의 사회복지제도 수립과 수행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하는 도시입니다. 모두 인천으로 놀러오세요!

 

 

학회에 바라는 것

 

전염병 재난 시대에 사회복지정책, 그중에서도 소득보장과 고용안정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더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학회에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학자분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교류할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음 소개해 주실 분은?

 

 

올해(2020) 2월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신 이다윤박사님을 추천합니다.